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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안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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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미인박명-위미인때문에 목숨버린 공자 선조 공부가



미인박명(美人薄命)-위미인때문에 목숨버린 공자 선조 공부가





미인박명(美人薄命)이란 말이 있다.

얼굴이 예쁜 사람은 팔자가 기박하다는 말이다.

양귀비(楊貴妃)가 마외(馬嵬)에서 뭇 사람들의 손에 의해 갈기갈기 사지가 찢기어 죽었고,

서시(西施)가 월왕(越王) 구천(句踐)의 부인에 의해 돌을 지고 강물 속에 뛰어들었으니

죽는 순간만을 두고 보면 확실히 미인이 박명하긴 하다.

예쁜 사람이란 주로 여자를 두고 하는 말인데 그녀의 죽음은 대개가 그녀를 사랑하는

사나이의 불행에서 빚어진다.



양귀비가 학살당한 것은 안록산(安祿山)의 반란에 의해 당현종(唐玄宗)이 쫓기어

파촉(巴蜀)으로 도망치게 되었기 때문이고,

서시가 강물속에 빠지게 된 것도 오왕(吳王) 부차(夫差)가 월(越)에 패망했기 때문이었다.

양귀비와 서시는 유명한 인물로 예를 든 것에 불과하지만,

경국지색(傾國之色)이란 곧 나라를 망하게 할 만큼 어여쁜 여자란 뜻이니,

죄는 어여쁜 여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여자에게 미쳐 나라고 정치고 돌보지 않는

사나이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여자를 하나의 인격자로 보지 않고 하나의 장식품이나 소유물로 보는 사회적 제도 내지는 인습인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푸른 금강석의 소유자는 자기 명에 죽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그 보석이 불길(不吉)한 물건인 것처럼 보통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실은 그것이 아니다. 세계의 둘도 없는 그 보석을 탐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 푸른 금강석을 얻기 위해 부득이 그 소유주를 죽이게 되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강원도 포수(砲手)」란 말이 있다.

한 번 가면 돌아오지 못한다는 뜻이다.

혹자는 풀이하기를, 강원도는 호랑이가 많기 때문에 사냥군들이 호랑이에게 다 잡혀먹히고

만다는 뜻이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과는 전연 다른 하나의 추측에 불과하다.

강원도 포수는 호랑이 사냥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사슴 사냥을 하러 가는 것이다.

사슴은 남녀가 다 소중이 아는 녹용(鹿茸)을 지니고 있다.

또 양기(陽氣)에 좋은 피도 지니고 있다.

사슴이 있는 곳을 찾아 무수한 포수들이 모여든다.

같은 사슴이라도 강원도 사슴인 강록(江鹿)을 귀하게 알아주고

산 하나를 넘은 경상도 사슴은 경록(慶鹿)이라 해서 별로 알아주지 않는다.

우리 나라에 밀수입되고 있는[당시] 외국산 녹용보다는 몇 배나 효과가 있다는 이 강원도

사슴을 잡기 위해 수십 수백의 포수들이 강원도를 찾아간다.

그런데 사슴을 잡으러 들어가는 포수는 있는데 나오는 포수는 없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 까닭은 이렇다.

한 사람이 사슴을 「꽝!」 하고 쏘아 맞춘다.

사슴이 벌떡 넘어진다.

사슴을 맞춘 포수가 사슴피를 마시고 녹용을 자르러 사슴이 넘어져 있는 현장으로

한 발짝 다가간다.  

그때

「꽝!」

하고 또 한방의 총소리가 들려온다. 사슴 피를 마시고 녹용을 짜르러 가는 포수를 노리고 있던 다른 포수가 쏜 총소리인 것이다.

부푼 가슴을 안고 죽어 넘어진 포수를 대신해서, 살인범이 된 다른 포수가 죽은 포수가 잡은 보물을 차지하려고 덤불 속에서 몸을 일으킨다.

「꽝!」

이번에는 또 다른 포수가 살인범을 쏜다.

살인범이라서 쏘는 것이 아니라 역시 사슴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리하여 열이고 스물이고 다 죽고 마지막 한 사람이 사슴을 차지하게 된다.

사슴은 다른 짐승이 갖지 못한,

인간의 소중한 약이 되는 피와 뿔을 가진 탓으로 잔인한 인간의 희생물이 된다.

사슴을 희생시킨 피와 뿔은 사슴을 쏘아죽인 포수마저 희생시키는 것이다.



미인도 마찬가지다. 얼굴이 예쁜 탓으로 악한이나 흉한의 능욕을 당하는가 하면  

그녀를 소유하고 있는 주인이나 남편까지도 희생시키게 된다.

친구의 집에 놀러 갔다.

그 부인의 미모를 보고 친구를 해친 예는 범죄사(犯罪史)에 많이 등장한다.

여기 그 예를 하나 들어 보기로 한다.



춘추(春秋) 초기 송(宋)나라에 공부가(孔父嘉)란 대신이 있었다.

그는 임금 송상공(宋상公)의 심복으로 삼군 총사령격인 사마(司馬)라는 요직에 있었다.

송상공은 아버지에게서 임금의 자리를 이어받은 것이 아니고

작은 아버지인 녹공(錄公)에게서 임금의 자리를 물려받은 임금이었다.

상공의 아버지인 선공(宣公)은 세자인 상공을 두고 아우인 녹공에게 나라를 넘겨 주었었다.

그러자 녹공도 그의 아들인 풍(馮)을 정(鄭)나라로 가 있게 하고

조카인 상공에게 나라를 넘겨 주었던 것이다.

녹공은 조카에게 나라를 넘겨주는 위촉을 받은 사람이 바로 사마인 공부가였다.

부자의 정의보다 형제간의 우애가 더 소중한 가풍을 이어받은 상공은 약간 생각이 달랐다.

아버지와 작은아버지의 전례를 밟는다면, 자기도 다음 날 자기 아들이 아닌 공자 풍에게  나라를 넘겨 주어야만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는 그것이 싫었다. 싫은 정도가 아니라, 공자 풍이 혹시 자기를 밀어내고 임금이 될 꿈을 꾸지나 않나 싶어, 어떻게든지 그 공자 풍을 죽여 없애려 했다.



그만큼 신하와 백성들은 녹공의 덕을 추모하고 있었고, 녹공의 대한 추모는 그의 아들인 공자 풍의 대한 호의로 옮겨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공부가도 녹공의 위촉을 받기 전에는 공자 풍을 좋아했었다.

그러나 일단 죽은 임금의 위촉을 받아 상공과의 신의를 맺은 이상,

그 신의를 지키는 것이 당시의 도덕관이었다.

그런데 사마의 더 위인 태재(太宰)의 직책을 가진 화독(還)은

공자 풍과의 사이가 남달리 좋았다.

공자 풍을 시기하는 상공은 자연 화독과 마음의 거리가 생길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포용성 없는 임금 상공에서부터 시작된다.

상공은 공자 풍을 없앨 생각으로 정나라를 세번이나 친 적이 있었다.

물론 핑계는 딴데 있었지만 그의 속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때마다 화독은 이를 반대했었지만 임금과 사마 공부가가 손이 맞아 하는 일이므로 어쩌는 수가 없었다.

화독은 먼저 공부가를 제거하고 싶었지만 임금이 신임하고 있는데다가

병권마저 쥐고 있는지라 감히 서툰짓은 할 수 없었다.

그런데 화독의 이 조심성을 용감성으로 일변 시키는 일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미인박명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것이었다.

공부가는 본부인이 죽고 새로 장가를 드니 그녀가 바로 절세 미인이란 소문을 서울 장안에 파다하게 퍼뜨리게 된 위씨였다.

누가 여자를 마다하며 누가 어여쁜 여자를 싫어할 사람이 있으랴?

그러나 화독은 보통 사람보다 한결 더 심한 사람이었다.

(얼마나 예쁘기에 소문이 그토록 굉장할까?)

화독은 얼굴이라도 한 번 보았으면 소원이 없을 것만 같았다.



초(楚)나라 무신(巫臣)은 요부(妖婦) 하희(夏姬)를 탐내어 잦은 곡절 끝에 벼슬도 돈도 고향도 다 버리고 그녀와 사랑의 도피 생활을 떠나 역사에 이름을 남기었지만  화독도 그 반쯤은 미인을 좋아했던 모양 같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나 할까? 화독의 소원은 우연히도 이뤄지게 되었다.

때는 버들잎이 열기 속에 푸르고 꽃빛이 비단처럼 아름다운 늦봄이었다.

공부가의 부인 위씨가 마침 친정에 왔다가 들로 성묘를 하러 가게 되었다.

때가 때인지라, 그녀는 모처럼 밖에 나온김에 주위에 아름다운 풍경이 보고 싶었다.

마차에 드리운 포장을 걷어올리고 산과 들과 길가 풍경들을 살피며 길을 지나가고 있었다.

이때 화독도 들에 나와 화창한 봄빛을 즐기며 놀다가

뜻밖에 위씨의 아름다운 자태와 마주치게 되었다.

화독은 가슴이 철렁했다.

(세상에 저런 미인도 있을까? 대관절 저것이 뉘집 여자일까?)

화독은 놀란 표정을 애써 태연한 척 가장하고 따라온 시종들에게 넌지시 말을 건네보았다.

「지금 지나간 부인은 누군지 아느냐?」

「공사마댁 마님이십니다.」

화독은 더욱 놀랐다.

(과연 헛소문이 아니었구나!)

화독은 그 순간부터 마음이 허공에 떠 있었다.

(보통집 부인 같으면 달리 무슨 방법도 있으련만………)

화독은 자나 깨나 그날 들에서 오고가며 마주친 위씨의 아름다운 자태에 가슴이 타고 있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서 목덜미로 가슴으로 차츰 생각이 옮겨가기 시작하면

금시 피가 녹고 넋이 달아나는 것만 같았다.

(하는 수 없다. 다행이도 미운 놈의 계집이니 일거양득으로

큰일을 저지르는 한이 있더라도……)

이렇게 결심하기까지에는 몇 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막상 결심을 하고 나니 마음은 한결 홀가분했다.

그러나 화독은 계획이 치밀했다. 무모하게 덤비지는 않았다.

그 화독에게 마침내 그럴만한 기회가 왔다.

대(대)라는 조그만 나라를 치러 갔다 구원 온 정나라에 패해 수많은 장수를 죽이고 만여 명의 군사를 모조리 잃은 채 공부가가 혼자 도망쳐 온 불행한 일이 있었다.

거의 해마다 싸움을 일삼던 끝에 이번만은 거의 추태의 가까운 참패를 당하고 만 것이다.

백성들은 임금의 대한 원성이 차츰 높아갔다.

백성은 돌보지 않고 싸움만을 좋아하여 국민들은 생업을 잃고 집집마다 남편을 잃은 과부와

아비없는 고아들로 차 있다는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화독의 심복들은 지나가는 나그네로 가장하고 거리와 마을로 다니며 유언비어를

퍼뜨리기 시작했다.

「임금이 해마다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실상 공사마 때문이다.」

「공자 풍을 없앤다는 구실로 임금을 꾀어 자신도 없는 전쟁을 일으켜 백성들의 아까운 생명을 잃게하고 농부는 농사철을 잃어 싸움으로 인한 흉년을 해마다 치르게 된다.」

임금의 대한 원망이 공부가에게로 옮겨지자 백성들의 원성은 불길처럼 세차게 번져갔다.

해마다 첫봄과 늦가을이면 군비와 인마(人馬)를 점검하는 것이 연중 행사처럼 되어 있다.

국방 책임자인 공부가는 이 해도 군장비와 장병들의 검열을 하게되었다.

공부가는 매우 엄격하고 치밀한 점검을 실시하고 있었다.

화독은 또 심복들을 보내 군중에게 헛소문을 퍼뜨렸다.

「공사마가 또 군사를 일으켜 정나라를 치려하고 있다.

어제 태자와 회의를 마치고 오늘부터 동원준비에 착수한 것이다.」

군사들은 번번히 패한 경험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전쟁의 대한 공포는 한결 컸다.

「우리 태재에게로 가서 이번 전쟁을 중지하도록 임금께 진언해 달라고 하자!」

「그러자!」

물론 태재 화독이 심복들을 시켜 태재는 싸움을 반대하고 있는데

공부가가 고집을 세운다고  헛소문을 퍼뜨렸기 때문이다.

선동을 받은 군인들은 둘씩 셋씩 화독의 집을 찾아들었다.

화독을 만나 승산 없고 까닭 없는 이번 출정을 중지시키도록 애원하려는 것이다.

화독은 일부러 문을 굳게 닫고 다만 문지기를 시켜 문틈으로 그들을 좋은 말로 달래게 했다.

「아무리 태재라도 공사마가 하는 일을 금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당신들이 이렇게 애원을 하지 않아도 우리 태재께선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그만 돌아들 가오.」

좋게 달래 보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심정을 자꾸만 흥분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모이는 사람의 수는 점점 많아졌다.

그중에는 무기와 무기로 대신 쓸 물건들을 가지고 나오기도 했다.

모두가 화독의 심복들의 의한 선동으로 최후의 결심을 굳힌 사람들이었다.

그럭저럭 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모인 사람들은 기어코 태재를 만나뵙고 가겠다는 것이었다.

심복인 한 사람이 격한 목소리로 외치면 사람들은 덩달아 고함을 치며 떠들어댔다.

옛부터 사람을 모이게하기는 쉬워도 흩어지게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화독은 군중들이 완전히 흥분 상태에 있는 것을 알자,

갑옷을 옷속에 감춰 입고 칼을 차고 나타났다.

「문을 열어라!」

대문이 열리자 군중들은 함성을 지르며 그들을 반겨했다.

「조용들 하라!」

화독은 엄숙한 표정으로 그들을 떠들지 못하게 하고 문앞에 딱 버티고 서서

그들에게 일장 연설을 하는 것이었다.



「나라는 백성을 위해 있고, 백성은 나라를 위해 산다고 옛 성인들은 말했다.

어느 나라에 싸움이 없으며 어느 백성이 전장에 나가 죽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름이 없는 싸움, 이길 자신이 없는 싸움은 한갖 나라를 병들게하고

백성을 해칠 뿐이다.  공사마는 몇 번이나 실패한 싸움으로 만회하려 하고 있다.

스스로 뉘우칠 줄 모르고, 기어코 승리로서 지난 날의 패전을 감추려하고 있다.

그런데 임금께서 그를 신임하고 내 말을 듣지 않으니 이를 어찌하겠는가?

사흘 안으로 또다시 군사를 일르켜 정나라를 치려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내 이 말을 하지 않으려 했으나 그대들이 굳이 싸움을 못하도록

해 달라면서 돌아가지 않기에 내 스스로의 힘이 부족함을 그대들에게 말하는 것이다.

슬프다 이 백성이 무슨 죄가 있기에 한 사람의 사사로운 욕심의 희생물이 된단 말인가?」



화독의 선동적인 연설에 군중들은 더욱 격분을 못참아 하며

「우리 공사마의 집으로 가자!」

「백성을 해치는 원흉부터 먼저 없애자!」

이들은 대개가 화독의 심복들이었다.

하나가 이렇게 외치면 군중들은 덩달아 이에 호응하는 것이었다.

화독은 짐짖 그들을 좋은 말로 달랬다.

「조용들 하라! 그렇게 함부로 떠들면 안된다. 만일 공사마가 이를 알고 임금께 아뢰면 너희들의 목숨은 보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군중들은 여기저기서 떠들어 댔다.

「해마다 싸움으로 장정이 많이 죽었는데도 또 정나라를 친다니

정나라의 용장과 장병을 무슨 재주로 당할 거요?」

「이래저래 죽을 바엔 공가 놈을 먼저 죽여 없애자!」

화독은 또 선동을 계속했다.

「쥐를 잡는 사람은 그릇부터 살펴야하는 법이다.

사마가 아무리 나빠도 임금의 신임과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그런 경솔한 짓은 하지 못한다.」

그러자 화독의 심복들은 높은 소리로 외쳤다.

「태재께서 우리편이 되어 주신다면 그따위 무도한 혼군도 우리는 겁내지 않습니다.」

「그런 소리를 함부로 해선 안된다. 지금 그대들이 한 말만 가지고도 이 화독은 이미 반역의

죄를 면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군중들은 와와 모여들어 화독을 수레 위로 당기고 밀고하며 끌어올렸다.

「태재를 모시고 그런 백성을 해치는 도둑을 죽여 없애겠습니다.」

수레 앞뒤에는 거의가 화독의 심복이었다.

화독을 납치하듯 수레를 몰고 달아나며 군중들을 손짓해 불렀다.

화독은 군사들이 떠들지 못하도록 주의를 시키고, 소리 없이 공부가의 집을

완전히 포위해 버렸다.

화독은 대문을 급히 두들기며 공부가를 찾았다.

이때는 이미 어둑어둑할 무렵이었다.

공부가는 안방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태재 화독이 급히 상의할 일이 있어 찾아왔다는 말을 듣자.

급히 의관을 갖추고 밖으로 나와 화독을 맞았다.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군사들이 한꺼번에 물밀듯 밀려들었다.

동시에 함성이 천지를 진동했다.

공부가는 황급히 몸을 돌려 피하려했으나 화독이 먼저 대청으로 뛰어오르며 소리를 질렀다.

「백성을 해치는 도둑이 여기 있다. 무엇들을 하느냐?」

그의 뒤를 바싹 따르고 있던 심복 육사가 칼을 빼들었다.

공부가는 미쳐 입도 열지 못한 채 목이 먼저 땅으로 내리굴렀다.

화독은 심복을 이끌고 안방으로 달려갔다.

그때 들에서 한 번 지나가다 본 뒤론 꿈에도 잊지 못하던 위씨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다.

위씨는 남편이 죽은것도 모르고, 요란한 함성 소리에 정신이 얼떨떨해 있다가

난데없는 사나이들의 손에 붙들리고 말았다.

화독은 재빨리 위씨를 태우고 집으로 향해 달렸다.

밖은 어두었다. 화독은 어둠을 일부러 택했다. 공부가의 부인을 욕심내서 일을 저질렀다는

소문만은 듣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위씨는 원수의 손에 남은 여생을 욕되게 살고 싶지 않았다. 더구나 첩이 아닌가?

그러나 칼도 아무것도 없는 그녀는 죽기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화독의 대문 안으로 들어서기만 하면 장차 어떤 욕을 당하게 될지 모른다.

위씨는 가만히 허리띠를 풀어, 소리없이 자기손으로 목을 졸라매었다.

화독은 그것도 모르고 장차 벌어질 황홀한 장면을 상상하며 집 앞에까지 이르기는 했으나

그 순간 벼르고 별렀던 꿈은 안개처럼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위씨가 싸늘한 시체로 죽어 있었던 것이다.

공든 탑이 무너진 듯 싶었으리라. 다 먹게 된 음식이 엎질러진 격이라고나 할까.

땅이 꺼질 것만 같은 한숨을 연거푸 내쉬던 화독은 싸늘한 시체라도 부등켜 안고 입이라도

한 번 맞추고 싶었지만 보는 사람의 체면에 그건 어림도 없는 이야기였다.

아까운 생각보다 급한 생각이 앞섰다.

혹시 누가 보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남의 집 처녀를 강탈하려다 들킨 꼴이 되고 만다.

화독은 급히 위씨의 시체를 들에 내다 땅에 묻어 버리게 하고 따라온 사람들에게 말을 내지

못하도록 몇 번 당부를 했다.



슬프다 하룻밤의 소원도 풀지 못하고 아까운 보물만 깨뜨리고 말았으니,

때 안 묻은 보물을 위해서는 다행한 일이었지만,

그것이 그토록 탐이나 살인 강도를 저지르게 된 장본인을 위해서는

하늘도 무심한 느낌이었으리라.



미인은 과연 박명한 것일까?

아니 미인을 가진 사람이 위태롭다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아니 미인 그 자체가 하나의 위험한 존재다.

위씨 부인을 아내로 갖지만 않았어도 공부가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

공부가에게 위씨라는 미인의 아내만 없었더라도 화독은 친구를 죽이고 대신을 죽이고, 나아가서는 임금 상공마저 죽이는 잔학과 반역을 감행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 위씨가 아니었더라면 정나라로 망명해 있던 공자 풍이, 상공의 뒤를 이어

장공(章公)임금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범죄 뒤에 반드시 여인이 있다고 한 말은 이을 두고 한 말이리라.

아니 역사는 밤에 이뤄진다는 말도

역시 이런 여인의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두고 한 말이리라.

화독은 공부가의 죽음을 조상하러 오는 임금 상공을 숨어 있던 용사들을 시켜 죽인 다음

애매한 놈을 잡아다가 목을 베어 사람의 눈을 속이고

그가 좋아하는 공자 풍을 데려다 임금 자리에 올려놓았던 것이다.

공부가에게는 오직 하나 목금부(木金父)란 어린 아들이 있었다.

가신(家臣)이 그를 안고 노(魯)나라로 도망쳐온 다음, 성(姓)을 공(孔)이라 고쳐 공씨의 시조가 되니 공자(孔子)가 바로 그의 육 대(代)손자에 해당된다.



사람들이여 미인도 보물도 부러울 것이 없다.

탐욕의 대상이 되는 그곳에는 언제나 위험과 불행이 따른다는 것을 알라
[출처] 미인박명(美人薄命)|작성자 광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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