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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안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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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공자가 소년 항탁과 논쟁하다 [孔子項託相問書]



공자가 소년 항탁과 논쟁하다 [孔子項託相問書]



옛날 공자가 동쪽으로 여행하다

형산 아래 이르러 세 아이를 만났다.



그 중 두 아이는 장난치고 있었지만

한 아이는 장난하고 있지 않았다.

이를 이상히 여긴 공자가 물었다.

"얘야, 너는 어째서 놀지 않느냐?"



소년이 말했다.

"심한 장난은 서로 큰 손해며

가벼운 장난이라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니 장난이란

도움이 안되고 옷에 구멍이나 낼뿐이예요.



서로 돌이나 던지며 노는 것은 집에 돌아가서

절구질하여 집안 일을 돕는 것만 못해요.



장난치다 부모나 형제 앞에 끌려가게 되면

말대꾸하며 변명하지 않으면 욕을 먹을 거예요.

이런한 점을 심사숙고하여 장난하지 않는 것인데

어째서 괴이하게 여기시는지요?"



또 한번은 공자가 수레를 타고 가는데

길 한 복판에서 귀한 관상을 지닌 항탁이

흙으로 성(성)을 쌓고는 그 안에 앉아 있었다.



"어째서 수레를 피하지 않는 게냐?"

소년이 대답했다.



"옛날 성인의 말씀에

'위로는 천문(天文)을 알고 아래로는 지리(地理)를 알며

가운데로는 인정(人情)을 안다.' 했지요.

자고로 수레가 성을 피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으신지요?"



공자는 답변을 못하고는 마침내 수레가 성을 피해 가도록 했다.

그리고는 사람을 보내 물었다.

"너는 뉘집 아이이며, 성명이 어떻게 되느냐?"



소년이 대답했다.

"성은 항이요 이름은 탁입니다.

공자가 말했다.

"너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대단히 사리에 밝구나."



소년이 말했다.

"제가 듣기로 물고기는 태어난지 삼일만에 강과 바다를 돌아다니고,

토끼는 태어난지 삼일만에 수백 보를 뛰어다니고 ,

말을 태어난지 삼일만에 그 어미를 쫓아다니며,

사람은 태어난지 삼일만에 부모를 안다 하였지요.

천지 자연의 이치인 것을 무엇이 대단하단 말입니까?"



공자가 물었다.

"돌이 없는 산, 물고기 없는 물,

빗장 없는 문, 바퀴 없는 수레,

송아지 없는 소,망아지가 없는 말,

고리 없는 칼, 연기 없는 불,

아내 없는 남자, 남편 없는 여자,

태양 빛이 부족한 날, 태양 빛이 남아 도는 날,

암놈이 없는 수놈, 가지 없는 나무,

하인 없는 성,

자가 없는 사람이 무엇인지 알겠느냐?"



소년이 대답했다.

"흙산은 돌이 없고, 우물물은 고기가 없고,

빈 문에는 빗장이 없고, 가마는 바퀴가 없고,

진흙으로 만든 소는 송아지가 없고, 목마(木馬)는 망아지가 없고,

작두는 고리가 없고, 반딧불을 연기가 없고,

신선은 아내가 없고, 선녀는 남편이 없고,

겨울에는 해가 부족하고, 여름에는 해가 여유가 있고,

홀로된 수놈은 암놈이 없고, 마를나무는 가지가 없고,

빈 성에는 하인이 없고,

어린아이는 자(字)가 없지요."



공자가 말했다.

"총명하구나 총명해!  

내 너와 함께 천하를 주유했으면 하는데 하겠느냐?"

소년이 대답했다.

"가지 않겠어요.

저는 엄한 부친을 시중을 들어야 하고 자애로운 어머님을 봉양해 드려야 해요.

또 큰 형님을 모셔야 하고 밑에 아우를 가르쳐야 해요.

때문에 당신을 따라 갈 수 없어요."



공자가 말했다.

"내 수레 속에 바둑이 있는데 내기 시합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소년이 대답했다.

"저는 노름 같은 것은 안해요.

천자가 노름을 좋아하면 풍우(風雨)를 기대할 수 없고,

제후가 노름을 좋하하면 국사가 다스려지지 아니하고,

관리가 노름을 좋아하면 행정처리가 늦어지고,

농부가 노름을 좋아하면 농사의 시기를 잃고,

학생이 노름을 좋아하면 시서(詩書) 읽는 것을 잊어버리지요.

아이가 노름을 좋아하면 종아리를 맞게 되어 도움이 안되는데

무엇하러  그것을 배우겠는지요?"



공자가 물었다

"내 너와 함께 천하를 평등하게 했으면 하는데 하겠느냐?"

소년이 대답했다.

"천하는 평등하게 될 수 없습니다.

높은 산이 있기도 하고, 강과 바다가 있기도 하며,

공경이 있고 노비가 있는 경우도 있어 평등해질 수 없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내 너와 높은 산을 깎아 강과 바다를 막아 버리고,

공경을 제거하고 노비를 없애면 천하의 불평등이 어찌 제거 되지 않겠는냐?

소년이 대답했다.

"높은 산을 평평하게 하면 금수가 의지할  곳이 없게 되고,

강과 바다를 막아 버리면 물고기가 살 곳이 없어지고,

공경을 제거하면 사람이 나쁜 행위를 하고,

노비를 없애면 군자는 누구를 부리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잘한다 잘해!  

너는 집 위에서 자라는 소나무,  문 앞에서 자라는 갈대,

책상 위에 있는 부들,  개가 주인에게 짖어 대는 것,

며느리가 앉아서  시어미를 부리는 것,

닭이 꿩으로 변한 것, 개가 여우로 변한 것이 무엇인지 알겠느냐?"



소년이 대답했다.

지붕 위에 자라는 소나무는 서까래고, 문앞에서 자라는 갈대는 발이고,

책상 위에 있는 부들은 방석이고,

개가 주인을 보고 짖는 것은 객이 옆에 있기 때문이고,

며느리가 시어미를 부리는 것은 신부가 처음 시댁 문을 지날 때고,

닭이 꿩으로 변하는 것은 산과 못에서고,

개가 여우로 변하는 것은 구릉에서지요."



또 공자가 물었다.

"너는 부부와 부모 중 어느 쪽이 가까운지 알겠느냐?"

소년이 대답했다.

"부모가 친하지요."



공자가 말했다.

"부부가 친하단다.

살아 있을 때는 침상을 같이 하고

죽어서는 관을 같이 할만큼

아끼고 사랑함이 지극하니  어찌 친하지 않겠느냐?"



소년이 대답했다.

"도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사람에게 어머니가 있는 것은 나무에 뿌리가 있는 것과 같고,

남자에게 아내가 있는 것은 수레에 바퀴가 있는 것과 같지요.

수레가 부서져 다시 만들경우 새로운 바퀴가 필요하듯이

아내가 죽어 새장가를 들면 좋은 아내를 얻을 수 있지요.



나무가 죽으면 모든 가지가 말라 버리듯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모든 자식들이 고아가 되니,

아내를 어머니에게 비유하는 것이 어찌 거꾸로 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제는 거꾸로 소년이 공자에게 물었다.

"거위와 오리는 어째서 물위에 뜨고,

기러기와 학은 어째서 울 수 있으며,

소나무와 잣나무는 어째서 항시 푸른지요?"



공자가 말했다.

"거위와 오리가 물에 뜰 수 있는 것은 다리가 각이 졌기 때문이며,

기러기와 학이 울 수 있는 것은 목이 길기 때문이며,

소나무와 잣나무가 항시 푸른 것은 중심이 강하기 때문이다."



소년이 말했다.

"그렇지 않지요.

거북이와 자라가 물에 뜨는 것이 어찌 다리가 각졌기 때문이며,

두꺼비가 울 수 있는 것이 어찌 목이 길기 때문이며,

대나무가 항시 푸른 것이 어찌 중심이 강하기 때문이겠습니까?"



공자가 물었다.

"너는 하늘의 높이와 땅의 두께가 얼마나 되고, 몇 개의 기둥이 있고,

땅에는 몇 개의 기둥이 있고, 바람은 어디에서 불어오고,

비는 어디에서 생겨나고, 서리는 어느 곳에서 생겨나고,

이슬은 어느 곳에서 나오는지 알겠느냐?"

소년이 대답했다.

"천지는 일억구천구백구십리요, 땅의 두께는 하늘가 같습니다.

바람은 창오산에서 불어오고, 비는 높은 곳에서 시작되고,

서리는 하늘에서 생겨나고, 이슬은 온갖 풀에서 생겨나지요.

하늘에는 들보가 없으며 땅에도 기둥이 없습니다.

사방의 구름으로 서로 지탱하여 기둥 삼을 뿐이니

괴이하게 여길 것이 무엇 있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총명하구나 총명해!  정말 후배는 두려워할 만하다는 사실을 깨닫겠구나!"

공자는 항탁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답변이 한결같이 항탁만 못하자

내심 항탁을 살해하려는 마음을 지닌다.



이 다음은 시(詩)로 읊는다.



손경(孫景)은 들보에 머리를 매달고,

허벅지를 찌르며 공부했고,



광형(匡衡)은 야밤에 이웃 벽을 뚫어

새어나오는 불빛을 훔쳐 공부했으며



자로(子路)는 성품이 용감했고

시서(詩書)를 즐겨 읽는 이는 자장(子張)이었다.



항탁(項託)은 7세에 언변에 능해

공자의 대한 답변이 참으로 대단했다.



항탁은 산에 들어가 공부하러 떠나면서

두 손을 맞잡고 집앞에선 모친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며 말했다.



"깊은 산 속에서 소자가 학문하는 길 외에

달리 무슨 방법이 있겠습니까?"
[출처] 공자가 소년 항탁과 논쟁하다 [孔子項託相問書]|작성자 광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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