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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안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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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점장이 이야기










점장이는 점괘를 막대기 끝으로 흩어 놓으면서

「이 점은 보지 않는 편이 좋겠소.」

「왜?」

「점이라는 것은 너무 맞아떨어져도 기분이 나쁜 것이라오.

내 점은 때론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걱정이오.」

「그러기에 점장이가 아닌가?」

「그러기에 기분이 나쁘다는 거요.」

「어떤 점괘가 나왔는데?」

「나는 정위(정위)인 손문(손문)이야.」

「알고 있소.」

「재난의 수인 모양이로군. 내가 죽는 점괘라도 나왔는가?」

「그렇소.」

「언제?」

「금년.」

「금년의 어느 달?」

「금년의 이 달.」

「금년의 이 달 며칠?」

「금년의 이 달 오늘밤 한식경쯤.」

「핫핫……」

손문은 큰소리로 웃고

「그 점괘를 이리 주게.」

「뭘 하시려고?」

「네 점을 쳐 주마.」



손문은 점괘를 거머쥐고 흰 보자기를 덮은 탁자 위에 함부로 흩뜨리면서

「백호(백호)의 괘다.

너는, 내일 아침 현청(현청)으로 불려가서 살아 있는 손정위께 재판을 받고

곤장 오십 대에 영구 추방의 벌을 받는다.」

「점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오.」

「이놈!」

손문은 점장이의 목덜미를 잡아 길가로 끌어 냈다.

흰 보자기를 씌운 탁자는 넘어지고 점괘는 땅바닥에 흩어졌다.



현청의 건물 안에서 손문의 부하 두셋 달려 나오면서 둘을 떼어 놓고

「정위님 이런 누추한 길가의 점장이한테 직접 손을 대실 필요는 없습니다.」

「건방지게 한량 없는 늙은 점장이다.

오늘밤 한식경에 내가 죽는다고 협박이군.」

「하하……사람을 보고 길을 말하라는 것을 모르는 무식한 점장이군요.

내일이 되면 울상이 되어 이 봉부(봉부)거리를 도망쳐 갈 것입니다.」



점장이는 흙구덩 속에서 일어나며

「손정위, 내일이 돼서 나는 당신 손에 목이 매어지고 싶소.

당신을 위해 나는 그것을 원하오.」

「아직도 할 말이 있느냐!」

「그렇다면 내가 진 것으로 하지. 나는 오늘 안으로 이 거리를 떠나겠소.

점이 진 것이 아니라 점장이가 관리한테 진 것이오.」

그렇게 말하고 점장이는 허리를 굽혀 흙탕 속의 점패를 주워 모았다.



현청에서는 그냥 우스갯소리로 끝내고 말았다.

하나 그날밤 늦게 집으로 돌아온 그는 혼자가 되니 역시 마음에 걸려서 저도 모르게

그의 얼굴에 근심이 나타났던 모양이었다.

「현청에서 무슨 귀찮은 일이라도 있었어요?」

부인 소금(소금)이 물었다.

「아니.」

「지사님한테 야단이라도 맞으셨어요?」

「야단맞을 일이 있어야지.」

「누구하고 싸우기라도 했나요?」

「뭐 대단한 일은 아냐. 현청 앞에 점장이가 있는데 심심풀이로 점을 쳐봤더니 오늘밤 한식경에 내가 죽는다잖아. 참 어처구니가 없어서……」

「어머, 무슨 점장이가 그래요. 끌고 가서 혼을 내주지 그랬어요.」

「그럴까 했는데 모두 말리잖아.」

「내가 갔다 오리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지사앞에도 나간 일이 있는 나예요.

그 점장이를 붙잡아 여러 사람들 앞에서 사과를 시켜야지요.」

「내일이 되면 그냥 우스갯소리가 되고 말 텐데 뭘그래. 술이나 한 잔 가져오우.」

「그럼 그러기로 해요. 제가 동무해 드릴께요. 밤 한식경만 지나면 되는 거죠?」

「한식경만 지나지 않아도 되지만 말야.

당신 하고의 술은 오래간만이니 그렇게 하지.」

소금 부인은 하녀 소련(소련)에게 주안상을 차리게 하고

부부는 마주앉아 대작하기 시작했다.



손문의 술은 센 편이 아니다.

석 잔이 들어 가자 그만 기분이 좋아져서 점장이 일 따위는 깨끗이 잊고

반 시간도 못되어 의자에 앉은 채 졸기 시작했다.

「여보, 벌써 주무세요?」

「응, 오늘밤은 당신이 더욱 예뻐.」

어린애 같은 소릴 합니다. 소금은 소련을 불러서

「옆에 앉아서 나으리를 흔들어 잠을 못 주무시게 해요. 오늘밤은 좀 중요한 밤이니까.」

그러나 그것도 반 시간이 못 갔다.

의자 위에서 침을 흘리면서 소련이 흔들어도

소금이 간지럽혀도 손문은 눈을 뜨지 않았다.

「할 수 없는 분이구나. 이래서야 죽인대도 눈을 뜨지 못할 거야.

소련아, 좀 거들어 다오.

나으리를 방으로 모셔야겠다.」



둘이서 손문을 침대에 눕히고 부인은 소련에게 말했다.

「소련아, 오늘밤은 수고스럽지만 나하고 같이 좀 앉아 있자.

점장이의 말 따윈 믿지 않지만,

그래도 만일의 경우라는 것이 있으니 둘이서 바느질이라도 하자.

잠시 후 한식경이 지나면 자게 해줄 테니까.」

「네 그렇게 하세요.」

소련은 탁자 위를 깨끗이 치우고 부엌 불을 끄고 소금이 있는 방으로 와서

바느질을 시작했다. 밤은 점점 깊어간다.

손문은 침실에서 뭔가 혼자 중얼중얼대기도 하고 돌아눕기도 하는 모양이었지만

이윽고 조용해졌다.

「소련아 자면 안돼!」

「네 걱정 마세요.」

「고루의 북소리가 나는 모양이구나.」

「곧 한식경이예요.」

「얘야, 네 바늘은 어딜 찌르고 있니? 그렇게 졸립거든 무릎을 찔러 봐라. 아프냐?」

「아프고 말고요 . 호호호……」

소련은 눈을 뜨는가 싶더니 또 졸고 있다.

「얘야, 소련아!」

「안 자요……」

다시금 고루의 북이 울렸다.

「소련아!」

「바로 한식경이예요.」

「오!」

「마님, 전 기분이 나빠요.」

「나도 기분이 나쁘다. 어쩐지 등골이 오싹해진다. 그렇지만 지금이 중요한 때다.

소련아, 정신 차리고 있어라.」

「어머 마님, 침실 쪽에서 소리가 나요.」

「뭐 정말이냐? 어디 소리가 나느냐?」

「보세요. 누군가가 맨발로 걷고 있어요. 아 뒷문을 여는 소리가 나요.」

「소련아 가보자!」

부인이 일어나서

「그 촛대를 들고 나를 따라와.」

부인은 소련을 데리고 뛰어가서 남편의 침실문을 열었다.

「앗, 나리께서!」

하고 소련은 소리쳤다.

뒷문으로 통하는 침실문을 비틀면서 따고 있는 것은 하얀 잠옷을 입은 남편 손문이었다.

눈깜짝할 사이에 훌쩍 뒤뜰로 뛰어내리더니 으스름 달빛 속으로 내달렸다.

뒷뜰은 낮은 벽과 축대로 봉부하(봉부하)의 흐름에 그대로 잇달아 있었다.

「여보, 여보!」

부인이 소리 높이 불렀지만 손문의 모습은 담을 뛰어넘어 물소리도 요란스레

봉부하 물속으로 뛰어들고 말았다.

이 강은 황하(황하)로 통하고 있는데 흐름이 급하여 두 사람이 축대께로 달려갔을 때는

달빛을 받은 탁류 위에 나무토막 하나 떠 있지 않았다.

소금 부인과 소련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소리를 내어 크게 울부짖었다.



그곳으로 달려온 이웃 사람들과 다음날 현청에서 이 이야기를 들은 동료들은 세상에도

묘한 일이라고 놀라면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예언을 한 그 점장이를 찾아보려고 해도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 뒤라

사건의 신비한 수수께끼를 풀어 볼 길이 없었다.

비탄에 빠진 부인을 위로하면서 시체 없는 장례를 치렀다.

두 달 석 달이 지나는 사이에 제각기 자기의 일에 바빠서 그 이상한 사건은

차츰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갔다.

소금 부인은 과부의 표시인 흰 옷을 몸에 걸치고 문을 굳게 닫아 걸고는

소련과 함께 두문불출,

마을 사람들의 칭찬을 자자하니 받고 있었다.



이윽고 손문의 백일제도 무사히 지낸 어느날 두 여자의 방문을 받았다.

둘이 다 얼굴이 주름투성이인 노파인데 한 사람은 손에 술병을 들고 있고

하나는 통화초(통화초)를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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