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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안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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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송익필(宋翼弼)



송익필(宋翼弼)

풀꽃향기 (kdy1350)

연대 : 1534(중종29)~1599(선조32) 출생지 : 서울
본관 : 여산(礪山) 父-宋祀連(송사련)
자(字):雲長 호(號):龜峯
시호;文敬
주요저서 : 구봉집(龜峯集)

이조시대는 성리학에 이념을 두고 이로써 과거 시험을 쳐서
출사(出仕)하는 사대부 정치시대로서 사대부가 아닌 사람들은 많은 차별을 받고
관직에 나가는 길이 거의 막힌 시대였다.
이때의 서자들은 아무리 사대부의 자식이라 하더라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였고 어머니를 어머니라고 부르지 못하였으며
사회진출도 법적으로 막혀있었다.
이러한 시대에 단학계의 거목(巨木)인 구봉(龜峯) 송익필(宋翼弼) 先生이
서자(庶子)로 태어났으니 선생의 일생이 평탄치 못하였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생은 학식(學識)이 풍부하고 도계(道界)가 높아
감히 누구도 근접하기 못하였고 임금님까지도 구봉 선생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였다고 한다.
선생은 당시에 이율곡과 성우계와 가까이 교유했다.
하루는 율곡이 선조 대왕께 구봉선생의 학식과 사람됨을 아뢰고
장차 나라의 큰일에 쓰일 인물이 된다고 추천하였다.
그러자 왕은 당장 만나고 싶으니 함께 어전에 들라 명하였다.
그리하여 율곡은 밤중에 구봉과 함께 어전에 부복하였다.

임금은 여러 가지로 질문을 하며 구봉선생의 대답을 듣다가
부복하여 있는 구봉선생에게 「고개를 들고 짐을 보라 」명하였다.
그러자 구봉선생은 「소신에게는 압인지기(壓人之氣)가 있어
성상께서 혹 옥체에 손상이 있을까 두렵사옵니다」고 아뢰니
왕은 괜찮다고 하시면서 재촉하였다.
구봉선생은 잠시 주저하였으나 어명을 어길 수 없어 서서히 고개를 들어
임금을 보는 순간 왕은 용안이 창백하여지고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하였다.
눈빛이 호랑이의 눈과 같이 번쩍하고 불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후에 왕은 송구봉 선생 이야기가 나오기만 하면,
「그 사람 얘기는 이제 하지도 말라 어디 그게 사람의 눈이더냐?」고
하였다 한다.

또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그 당시에 쟁쟁한 선비로 제자백가에 통달하고 시문과 필법이 뛰어났던
만전당(晩全當) 홍가신(洪可臣)과 가까이 지냈었다.
홍가신은 뒤에 이몽학의 난을 평정한 사람인데
그의 동생에 참의 홍경신(洪慶臣)이 있었다.
홍경신은 형이 서얼 출신인 송익필에게 경대(敬待)하는 것을 항상 못마땅히 생각하고
그의 형에게「어찌하여 송익필과 벗을 하십니까? 내가 반드시 욕을 주겠습니다.」하였다.
이에 홍가신이 웃으면서「송구봉 선생께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며
하는 말이 「그는 비록 사비(私碑)의 소생이라고 하나, 그 학식과 인품이
존경할 만한 분이니라. 네가 그렇게 해보고 싶거든 한번 해 보아라.
그러나 너는 반드시 하지 못할 것이다」하였다.

홍경신은 송익필이 오기를 기다려 욕을 뵈주려고 벼르던 차에
어느 날 송익필이 자신의 집에 이르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뜰에 내려가 맞으며 절을 하였다.
이 얘기를 전해들은 홍가신이 까닭을 물었더니 그 아우말이
「내가 절을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무릎이 저절로 굽혀졌읍니다」하였다.
이후부터 홍경신도 형과 더불어 구봉선생을 스승으로 존경하며 따랐다 한다.

일찌기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 거북선 연구에 몰두하고 있을 때의 얘기다.
율곡선생의 소개로 충무공께서 구봉선생을 찾아갔다.
마침 구봉선생은 외출 중이었으나 하인의 안내로 사랑에서
구봉선생을 기다리기로 하였다.
그런데 사랑방의 아랫목에는 훌륭한 병풍이 한 폭 펼쳐져 있었는데
그 속의 그림이 한 마리 큰 학(鶴)이었는지라 그 앉아 있는 모습이
평소에 상상하던 거북선의 모습과 흡사하여 그만 자신도 모르게 병풍인 줄도 잊고
몇 개의 구멍을 뚫고 말았다. 그러자 이내 구봉선생이 귀가하였다.
하인들에게「손님은 오셨느냐?」하시니, 하인이
「큰일 났습니다. 그 아끼시는 병풍에 구멍을 내셨습니다. 」한다.
그런데 구봉선생께서는 뜻밖에 「쓸곳에 쓰인 것이다. 걱정할 것 없느니라」하고
사랑문을 열며 충무공과는 수인사도 없이 「어디 몇 구멍이나 뚫었는가 보자」하신다.
처음대하는 이충무공은 어쩔 줄 몰라하며 사과 겸 인사를 드리니
그제야 정색을 하고 바로 앉아 하는 말이
「 이 네 구멍만 갖고는 전후 좌우로 밖에 더 가겠소?
잠수를 하고 부상을 하자면 적어도 다섯 구멍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니 나머지 하나는 내가 뚫어줄 수밖에 없겠군」라고 하셨다 한다.

충무공이 말하기를
「당나라의 이적(李勣)장군이라면 몇 구멍이나 뚫겠습니까?」물으니
<8 구멍은 낼 것일세> 하고, 또다시 「제갈공명(諸葛孔明) 같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하니 <24 구멍은 내겠지> 하신다.
그래 또다시 묻기를 「원래 완전하게 만들려면 몇 구멍이 되겠습니까?」하고
정중하게 물으니 웃으며 조용히 하는 말이 <48 구멍이 전부일세>하셨다 한다.
이것으로도 구봉선생의 계제(계제)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제갈공명 하면 중국의 삼국시대 때 유비를 도와 천하를 횡행할 때
신출귀몰한 용병과 작전으로 조조의 간을 서늘케 한 대도인(大道人)인데
그도 크게 미치니 못한 것이 아닌가?
충무공은 생각하기에 당나라의 이적 장군이나 제갈공명마저도
아득히 미치지 못할 분이라면 도대체 이 어른은 어떠한 분일까?
하기는 율곡선생(충무공과는 친척간)의 소개에서도 가이 짐작하기
어려운 분이라고 하셨지 않은가?
이제야 진정 훌륭한 스승을 뵙게 되었구나 싶었으리라.

그는 그날 밤늦도록 정치, 경제, 군사 등에 관해서
광범한 가르침을 받고 돌아왔으며,
그후 구봉선생의 제자로 입문하여 훗날의 국난에 대비하는 많은 수련을 쌓았다.
그날밤 구봉선생은 충무공에게 두수의 글을 주셨는데,
장군은 임진난 당시 왜적의 섬멸전을 펼때 신묘한 전략을 세우는데
아주 적절한 글이었으니 다음과 같다.

달밝은 밤에 기러기 높이 나니

선우는 밤에 도망치리라

月黑雁飛高 單于夜遁逃

독룡이 숨어 있는 곳의 물은 편벽되게 맑고

산에서 나무 찍는 소리가 ‘정 정’ 울리니 산은 다시 그윽하다

毒龍潛處水偏淸

伐木丁丁山更幽

일찌기 고청 서기(徐起)는 그의 문하생들에게 항상 말하기를
「너희들이 제갈공명을 알고자 한다면 구봉 송익필 선생을 보면 될 것이다.
나는 제갈공명이 구봉선생과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기록이 있다.
구봉선생은 서얼로 태어나 한평생 방랑 생활을 하시면서
많은 시를 지어 남겼으며 김시습, 남효온과 더불어 산림삼걸(山林三傑)로 불리운다.
그의 시를 잠깐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낙화가 펄펄 날리어 시냇물이 붉은데

백조는 쌍쌍이 비단강산을 날으네

취객이 무심코 도사를 찾아갔더니

작은 배 바람에 떠있을 뿐이구나


천리를 헤메는 육척의 이내몸

십년동안 서울의 봄구경 잊었구나

어제 취한 그 꿈속같은 내고향

창밖의 청산이 내 벗인가 하노라

선생은 65세때에 면천의 김진려의 집에서 8월8일 세상을 떠났다.
선생의 제자로는 김장생(金長生), 박엽(朴燁), 정엽(鄭曄), 서성(徐 ),
정홍명(鄭弘溟), 서기(徐起), 김반 등 많은 문인들이 있으며
우계 성혼(牛溪 成渾)과 율곡 이이(栗谷 李珥)도
송구봉선생을 외우(畏友)로 하였다 한다.
선생의 구봉집은 뒷날 제자들이 흩어진 시문을 모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구봉선생이 돌아가신 뒤에 제자 가운데 한사람이
제사에 참례하기 위하여 시골에서 올라온 일이 있었다.
그 선비는 제삿날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여 앞당겨 온다고
부지런히 집을 나서서 올라 왔다.
구리쇠 나루를 건너 남대문쪽으로 걸어가는데 길에서 어떤 귀인의 행차를 만났다.
길 옆으로 비켜서니 가마안에서 자기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보니 구봉선생이었다.
「자네 좀 늦었네, 난 갈 길이 바빠 그만 가네. 이것이나 받아가게」하시면서
헌붓 한자루를 주셨다.
그 선비는 공손히 받아들고 땀을 닦으며 남대문에 도착하였다.
그때에야 정신이 번쩍든 선비는 자기가 돌아가신 분을 만난 것을 알았다.
하도 기이한 일이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가 급히 제자들이 모이는 곳으로 가보니
제사를 이미 이틀 전에 지냈다고 하였다.
그 선비는 자기가 겪은 일을 이야기하고 선생에게 받은 붓을 모두에게 보였다.
제주(祭主)는 그 붓이 틀림없이 구봉선생이 쓰시던 것이라고 말하였다 한다.

실로 선생은 丹學界의 최고봉이니 당시(當時) 丹學人 율곡이이(栗谷李珥),
토정 이지함(土亭 李之함), 남명 조식(南溟 曺植), 우계 성혼(牛溪 成渾) 등과
깊이 교유하면서도 늘 그분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선생의 출신이 다른분에 비해 비천해서 벼슬길에는 오르지 못하였다고 하지만
학문과 도덕에서 그가 처한 경지는 잡초속의 영지(靈芝)라고나 할까.
그의 문인(門人)과 벗들 가운데 문묘(文廟)에 드신 분이 사계 김장생,
김집(金集), 율곡 이이, 우계 성혼, 조헌(趙憲) 등이 있고
무인(武人)으로는 김덕령(金德令:孫弟子), 박엽(朴燁)등을 꼽을 수 있으니
이것만 보더라도 가히 짐작이 가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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