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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其國非其國 (나라가 있어도 나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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其國非其國 (나라가 있어도 나라가 아니다)
개만도 못한 인간, 개만도 못한 세상...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4/03/11 [15:45]






조선조 임진왜란 무렵, 조정은 파당(派黨)으로 나뉘어 시끄럽고 그런 난국을 헤쳐 갈 인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나라를 지킬 병사와 무기는커녕 백성들과 병사들의 양식조차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보다 못한 이율곡 선생은 선조에게 올린 상소에서 다음과 같이 질타하고 또 탄식했습니다.

“2백년 역사의 나라가 2년 먹을 양식이 없습니다. 그러니 조선은 나라가 있어도 나라가 아닙니다(其國非其國). 이 어찌 한심하지 않겠습니까?”

‘其國非其國’
(나라가 있어도 나라가 아니다)











작금의 대한민국이 꼭 그 짝입니다.
 
나라가 있어도 이건 나라가 아닙니다. 명백한 관권 부정선거로 당선된 사람이 버젓이 대통령 자리를 지키고 있고, 부정선거를 획책한 국가기관들은 내가 뭘 잘못했느냐는 식입니다. 더러는 그걸 ‘애국’이라고 세 치 혀를 놀리는 간신배들로 없지 않습니다. 언론은 두 말하면 입만 아픕니다.

20년, 30년 전에나 가능할 걸로 여겼던 조작간첩이 이시대에도 버젓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간첩 잡는 사람들이 오히려 간첩사건으로 구속될 지경이 된 것은 아마 세계 역사에서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런 것 까지도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 싶은 건가요?

국민소득 2만불 운운하는 대한민국의 실상을 아십니까? 방세가 밀린 세 모녀가 연탄가스를 피워 동반자살을 하는가 하면 장애인 아들을 데리고 저 세상으로 간 비정의 아버지도 나왔습니다. 작년엔가는 두 모녀가 한강다리에서 뛰어내렸는데 시신을 건져보니 모녀는 서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서로 깍지를 끼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 대형교회 목사는 금전비리와 성추문으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상당수 교회와 성직자가 세상의 놀림감이 된 지 이미 오랩니다. 하나님과 신자들 앞에 눈물로 참회해야할 그들이지만 그들 사전에 ‘염치’ 두 글자는 빠져 있나 봅니다. 그런 자들이 ‘국가조찬기도회’를 연다며 모였는데 하나님은 과연 대한민국에 은총을 주실까요? 재앙을 주실까요?

장소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홀. 모르긴 해도 대관료, 조찬 식사비가 만만치 않을 겝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나라를 위한 다면 기도는 각자 교회나 아니면 집에서 하고 대관료와 조찬 식사비, 교통비를 모아 ‘제2의 세 모녀’에게 전하는 것이 훨씬 더 그들이 좋아하는 ‘애국적’이지 않을까요?

<관자(管子)> ‘패언(覇言)’ 편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萬乘之國失其守 國非其國也’
(만승의 큰 나라라도 그 지킬 것을 잃으면 그 나라는 이미 나라가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바로 그런 꼴입니다. 
 













 정운현, 전 언론인, 자유 기고가

먹고 사는 게 조금 부드러워졌다고 해서 경제력이 좀 향상됐다고 해서 좋은 나라가 아닙니다. 법도와 질서가 무너진 나라, 사람과 사람 간에 신뢰가 깨진 나라, 군대가 군무를 이탈하여 딴 짓 하는 나라는 더 이상 나라가 아닙니다. 장개석 군대가 본토에서 쫓겨난 이유, 미군의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월남이 패한 이유를 모르십니까?

대체 제 나라 제 민족을 배반한 민족반역자(친일파)를 두둔하는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에 있습니까?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고금의 역사에서 그런 사례를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 화성이나 목성에는 그런 족속들이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불과 4년 나치 지배를 겪은 프랑스는 나치협력자 수 천명에 대해 실지로 사형을 집행했는데 그들은 과연 잘못한 것일까요? 이 일을 주도한 드골 대통령은 학살자인가요?

안중근, 윤봉길이 후세에 ‘테러리스트’라고 불릴 줄 알았다면 과연 그리 했을까요? 만약 이런 소리를 들을 줄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면 그들은 혹 정신병자가 아닐까요? 교과서에서 ‘3월의 꽃’이니 ‘한국판 잔다르크’라고 가르치는 유관순을 ‘여자깡패’라고 마음껏 떠들어도 기껏 벌금 몇 백만원만 내면 그만인 나라, 대한민국. 다른 것 다 차치하고라도 이것 하나만으로도 대한민국은 망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이미 그 전조는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한 모바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시 태어난다면,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싶지 않다’는 답이 57%로 ‘태어나고 싶다’(43%)보다 앞선 걸로 나타났습니다. ‘태어나고 싶지 않다’는 답은 20대가 60%로 가장 많았는데 응답자의 70%가 ‘한국은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이미 대한민국은 미래세대에게 버림받은 땅이 돼 버렸습니다.

비록 누범에 특가법을 적용했다고 쳐도 결혼식장에서 5만원짜리 부조금 봉투 셋(총 15만원)을 훔친 막노동꾼에는 징역 3년을 선고해 감옥살이를 시키면서 회사에 150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끼친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씨는 버젓이 풀어주는 그런 대한민국을 누가 공정하다고 하겠습니까? 머리 좋고 공부 잘 해서 서울법대 가고 고시 패스한 법관들 머리에는 이게 상식이고 ‘법대로’인가요?

‘안록산의 난’으로 산하와 강토가 피폐해지고 백성들의 삶은 도탄에 빠졌습니다. 그 참상을 목격한 시성(詩聖) 두보(杜甫)는 참담한 심정으로 시를 써 내려 갔습니다. 목식은 떨어지고, 남편과 아들은 전장에서 죽고, 여기에 흉년까지 겹친다면 그건 가히 목불인견인 셈이지요. 지역과 이념, 계층으로 나뉘어 대전(大戰)을 벌이고 있는 목하 대한민국의 현실이 어찌 그보다 못하다고 할 손가.

춘망(春望) - 봄을 기다리며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나라는 파괴되었어도 산하는 그대로일세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도성에 봄이 오니 초목이 무성하다
感時花濺淚(감시화천루) 때맞춰 피는 꽃을 보니 눈물이 쏟아지고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가족과의 이별에 새 지저귀는 소리도 한스럽구나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봉화불은 몇 달째 연이어 오르는데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집에서 오는 편지는 만금의 값이 나간다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백발 다시 긁어 매려 해도 머리칼 짧아
渾欲不勝簪(혼욕북승잠) 비녀를 꽂아 관을 쓰려 해도 이기지 못하겠네


나라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져도 그를 보듬어 안을 큰 지도자 하나 없고,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의 헝겊조각을 꿰맬 만한 종교인 하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세계 10대 교회 가운데 한국에 7개가 있으면 뭘 합니까? 천주교에 추기경이 두 사람이 있으면 뭘 합니까? 제주 강정마을에서, 밀양 송전탑 골짜기서, 서울 대한문 앞에서 길 잃은 양들이 추위에 떨고 있어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데 말입니다. 제 민족, 제 이웃도 안 챙기는 데 예수님이라고 챙겨줄까요? 천만에요. 내가 예수라도 안 챙겨주겠습니다.

지난 18대 대선 때 박근혜 후보는 가는 곳마다 ‘국민대통합’과 ‘국민행복시대’를 외쳤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씨는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을, 윤봉길 의사의 손녀 윤주경 씨는 부위원장을 맡았더랬죠. 이 ‘상품’으로 얻은 표가 적지 않을 텐데 지금 그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선거 때 약속한 대로 잘 하고 있습니까? 만약 그리하지 않고 있다면 사기죄로 고소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정치적 스승과 조상을 욕보여가면서 감투를 썼던 한광옥 씨와 윤주경 씨는 또 어떻습니까? 다들 제 할 일 다 하고 있나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지켜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위대한 역사가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家貧思良妻
國亂思良相


집안이 어려우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어진 신하를 생각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국난기(國亂期)입니다.
 
북한이 쳐내려오고, 일본이 쳐들어 와야만 위기가 아닙니다. 그런 외환(外患)은 국민들이 힙을 합치면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습니다.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는 ‘나라가 망하는 것은 외환(外患)이 아니라 산에 나무가 없기 때문이다’고 했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의 얘깁니다. 나무든 사람이든 나라 내부의 걱정이 더 큰 문제인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5천만이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습니다. 이 시대 대한민국의 진정한,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는 5천만을 한 덩어리로 만들어줄 ‘시멘트’와 같은 사람입니다. 모래 말고 사람들의 마음을 한 덩어리로 만들어줄, 그런 시멘트 역할을 해줄 지도자는 없나요?

이명박 정부 이후 현 정권 들어서도 우리 국민들은 ‘장기판의 졸(卒)’만도 못한 취급, 혹은 그런 대우를 받아왔습니다. 다른 건 또 다 제쳐두더라도 우리 국민들을 얼마나 무시하고 업신여겼으면 부동산 투기-논문표절-이중국적-위장전입 등등 3관왕, 4관왕은 기본이요, 심지어 땅을 사랑했다느니, 책을 보관하려고 강남에 아파트를 샀다느니 하는 식의 후안무치한 자들을 국무총리, 장관, 검찰총장, 감사원장, 대법관 등으로 추천했겠습니까? 대체 뭐하는 짓거립니까? 사람이 그리도 없습니까? 그런 자들을 일부러 고르려고 해도 쉽지 않을 겝니다. 국민들 약 올리려고 작정을 했나요? 에이 퉤! 퉤! 더러운 자들 같으니라고.

흔히들 ‘인사는 만사’라고 합니다. 삼척동자도 압니다.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로 물어보면 아마 이거 다 안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머리로만 알면 뭐합니까? 주둥이로만 나불거리지 말고 제발 행동으로 좀 옮겨보세요. ‘나라가 어지러우면 어진 신하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국가 의전서열 1위 대통령부터 5위 국무총리까지 고위직 가운데 2위인 강창희 국회의장(충청도) 빼고는 전부 영남 출신이라죠? 듣자하니 4대 권력기관(국정원장·검찰총장·경찰청장·국세청장)의 장 가운데 호남 출신은 한 명도 없다고 하는데 진짜로 호남 출신 가운데는 이 자리들을 맡을 만한 인물이 없나요? 실지로 그런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절대로 납득할 수 없습니다.

20년 넘게 친일파 공부를 해오면서 밤잠을 더러 설친 적이 있습니다. 내 스승이신 임종국(林鍾國) 선생도 그랬다고 들었습니다. 분노 때문에, 치욕 때문에, 한편으로는 죄스런 마음 때문에 그랬습니다.
 
정의는 죽고 불의가 판치는 세상,
의분(義憤)은 찌그러지고 기회주의, 현실주의, 요행이 판치는 세상,
말라비틀어진 상식을 깔고 앉은 몰상식이 거대한 숲을 이룬 세상,
마지막으로 청년들의 뜨거운 피가 식어버린 이 세상,
바로 그런 세상에서 무엇을 더 기대하고 또 무엇이 서러워 탄식할 것인가요?
 
새벽 3시,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시각에도 개들은 집 지키느라 잠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에는 저 개만도 못한 인간들이 무지 많습니다.
개만도 못한 인간, 개만도 못한 세상...

 
필자, 정운현 http://blog.ohmynews.com/jeongwh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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