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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안원전
Homepage    http://www.cheramia.net
제 목    남순강화(南巡講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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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순강화(南巡講話) - 이철호 논설위원




"칼 마르크스 이론은 적어도 이곳에선 옳다." 미국 잡지 뉴스위크는 중국의 대외 개방지구인 선전(深圳). 주하이(珠海) 등을 둘러보고 이렇게 보도했다. 10년 전 이 일대에는 홍콩. 대만 자본가의 현지처로 전락한 젊은 여성이 10만 명을 넘었다. 마천루의 그늘 속에 일당 2달러의 저임금이 판을 쳤다. 범죄율 또한 세계 최고였다. 선전은 부패하고 자본주의가 인민을 괴롭히는 상징적 도시였다. 1992년 1월 1일 중국 광둥성 위원회에 극비 전보가 날아들었다. '덩샤오핑(鄧小平) 동지가 남쪽에서 쉬려 한다. 준비하기 바란다.' 중국의 운명을 바꿔 놓은 당 중앙 판공청에서 보낸 단 두 줄의 전보였다. 그달 19일 오전 9시, 덩을 태운 기차가 선전에 도착했다. 그 유명한 남순강화(南巡講話)는 이렇게 시작됐다. 덩의 여행은 주하이를 거쳐 상하이에서 막을 내렸다. 89세의 노구를 이끌고 개방의 혼란 속에서 미래와 희망을 찾았다.




그해 10월 덩은 14대 전인대에서 대담한 제안을 했다. "… 인민의 생산력을 해방시키는 것이야말로 혁명이다. 개혁은 생산력을 해방시킬 것이다. … 나는 당원들에게 하나의 중심(경제건설)과 두 개의 기본점(개혁과 개방)을 제시한다." 10년간의 계획시장경제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막을 열었다. 덩은 "당의 이 기본 노선을 100년간 흔들림 없이 지키자"고 말했다. 남순강화 이후 중국 사영기업은 33배 늘어나 30만 개를 훌쩍 넘어섰다. 해마다 9%가 넘는 사상 유례없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3억 명이 절대빈곤에서 벗어났고 평균 개인소득은 4배가 늘었다. 기념비적인 성장 끝에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제 중국은 석탄. 철강. 시멘트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며 에너지 2위 소비국이다. 최근 뉴스위크는 "10년 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너무 뜨거워 매력을 잃는 중국 경제'라는 기사까지 내보낼 정도다.




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수행원 100여 명을 이끌고 선전을 방문했다. 덩의 남순강화 코스와 겹쳐 눈길을 끈다. 선전은 한적한 어촌에서 20년 만에 인구 750만 명의 세계적 하이테크 단지가 된 도시다. 선전의 상징은 대붕(大鵬)이다. 오랜 세월 꼼짝 않고 있다가 한번 날개를 치면 하루에 9만 리를 날아간다는 상상 속의 새다. 개방시대를 연 중국과 닮았다. 이번 순방에서 김 위원장도 대붕의 꿈과 덩의 숨결을 느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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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순강화 - 권오문 논설위원




톈안먼사태(1989)로 중국이 방황하고 있을 때인 1992년 덩샤오핑(鄧小平)은 우창, 선전, 상하이 등 남부지방을 시찰하면서 중국 사회에 전면적인 각성을 촉구한다. 개혁·개방 정책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고, 확고한 시장경제 도입 의지를 밝힌 것이 바로 이 남순강화(南巡講話)이다. 당시 중국이 처한 상황에서 사회주의의 길이냐, 자본주의의 길이냐는 ‘성사성자(性社性資)’ 논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삼개유리우(三個有利于)’, 즉 사회주의 생산력 발전과 사회주의 국가의 종합국력 강화 그리고 인민 생활 수준 제고의 세 가지 측면에서 유리한 것이 곧 중국에 유리한 것이고, 중국이 가야 할 길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덩샤오핑의 남순강화는 당시 지식인 사이에서 만연한 이데올로기 논쟁에 종지부를 찍음과 동시에 계획경제 숭배자들에게도 일침을 가하는 이중 효과를 거두면서 개혁·개방 정책에 날개를 달아줬다. 결국 덩샤오핑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새로운 실험은 성공을 거두게 되고, 그로 인해 연평균 9.5%에 달하는 놀라운 고도성장을 이룩하면서 세계 제6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덩샤오핑의 남순 코스를 따라 여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기업인과 당·정 경제 책임자를 대동하고 중국 경제개혁의 상징인 선전 일원에서 현장학습에 나선 것이다. 그의 순방이 덩샤오핑처럼 이데올로기 논쟁을 뛰어넘어 개방·개혁 정책의 본격 신호탄이라면 천만다행이다. 그래서 그가 2000년 상하이 방문에 이어 또다시 ‘천지개벽’의 현장을 직접 살펴봄으로써 경제개혁의 고삐를 당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것이 북한이 세계 일원으로 다시 태어나고, 가난에 허덕이는 인민을 살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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